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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안 쓰는 동료, 정말 관심이 없어서일까요?

직원 2,257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틀려도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AI를 먼저 시작했어요. 다만 얼마나 자주 쓰는지는 다른 이야기였죠. 레고 워크숍 현장의 눈으로 풀어 봤어요.

온은주 · 소셜프로그 대표

약 3분

바쁜 분을 위한 3줄 요약

  1. 1'틀려도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업무에 AI를 쓰기 시작할 가능성이 컸어요. (직원 2,257명 설문 연구)
  2. 2하지만 이미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느낌이 '얼마나 자주, 오래 쓰는지'와는 상관이 없었어요.
  3. 3AI 도입의 첫 단추는 도구 교육보다 서툰 첫 시도를 허락하는 분위기, 그다음은 우리 일에 맞춰 써 보는 연습이에요.

회사에서 AI 교육을 몇 번이나 했는데도, 여전히 한 번도 안 써 본 동료가 있지 않나요? 귀찮아서일까요, 관심이 없어서일까요? 올해 2월 공개된 한 연구는 조금 다른 답을 내놓았어요. '틀려도 괜찮다'는 느낌이 있느냐가 첫 시도를 가른다는 거예요.

'틀려도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이 AI를 먼저 시작해요

연구진은 한 글로벌 컨설팅 회사 직원 2,257명에게 두 가지를 물었어요. 하나는 우리 팀에서 모르는 걸 묻고,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실수를 털어놓아도 괜찮다고 느끼는지. 다른 하나는 지금 업무에 AI를 쓰고 있는지였죠.

앞의 느낌을 조직 연구에서는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불러요. 어려운 말 같지만, 한마디로 "이 팀에서는 서툴러도 괜찮아"라는 느낌이에요.

응답자 100명 중 56명꼴로 이미 업무에 AI를 쓰고 있었어요

56%

AI를 쓰고 있다 (1,256명)

아직 안 쓴다 (1,001명)

출처: Reich 외(2026), 글로벌 컨설팅사 직원 2,257명 설문

결과는 분명했어요. 팀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AI를 쓰고 있을 가능성이 컸어요. 7점 만점으로 잰 '안전하다는 느낌'이 1점 높아질 때마다, AI를 쓰고 있을 가능성이 약 1.3배씩 커졌죠.

'안전하다는 느낌'이 1점 높아지면, AI를 쓰고 있을 가능성은 약 1.3배

기준

1배

안전감 1점 높을 때

약 1.3배

여기서 '가능성'은 통계에서 말하는 오즈(odds) 기준이에요. 자세한 수치는 맨 아래 '근거와 한계'에 있어요.

그런데 '얼마나 자주, 오래 쓰는지'와는 상관이 없었어요

재미있는 건 그다음이에요. 이미 AI를 쓰고 있는 사람들만 놓고 보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사용 횟수나 사용 기간과는 거의 관계가 없었어요. 신입이든 관리자든, 유럽이든 북미든 똑같았고요.

'틀려도 괜찮다'는 느낌이 영향을 준 곳, 주지 않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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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처음 써 보기

안전하다고 느낄수록 시작할 가능성이 컸어요

✕

자주, 오래 쓰기

이미 쓰는 사람들 사이에선 차이가 거의 없었어요

직급·경력·지역과 상관없이 같은 결과였어요.

연구진의 해석은 이래요. 처음 써 볼 때는 "괜히 이상한 결과를 내서 망신당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의 문턱이 커요. 하지만 일단 써 보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이게 정말 내 일을 빠르게 해 주나?", "내 업무 흐름에 맞나?"가 더 중요해진다는 거죠.

AI가 팀에 자리 잡기까지 넘어야 할 두 개의 문
1

첫 시도

'망신당하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의 문턱을 넘는 단계

열쇠: 틀려도 괜찮은 분위기

2

꾸준한 사용

내 일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는 단계

열쇠: 우리 일에 맞춘 연습

레고 워크숍이 '손 풀기'부터 시작하는 이유

이 연구를 읽으며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워크숍의 첫 장면이 떠올랐어요. 저희는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꼭 스킬스 빌딩이라는 손 풀기 시간을 가져요. "3분 안에 가장 높은 탑을 쌓아 보세요" 같은 가벼운 과제로 시작해서, 정답 없는 질문에 모두가 한 번씩 모델을 만들고 설명해 보죠.

이때 참여자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건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내가 만든 게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까?"예요. AI 앞에서도 똑같아요. 엉뚱한 답을 받아 든 모습을 들킬까 봐, 서툰 질문을 동료가 볼까 봐 시작을 미루게 되죠.

그래서 스킬스 빌딩은 레고 사용법을 배우는 시간이기 전에 서툰 첫 시도를 허락하는 시간이에요. 연구가 말한 첫 번째 문이 바로 이 자리고요.

다만 분위기만으로는 두 번째 문을 열 수 없어요. 첫 시도 다음에는 우리 팀의 진짜 업무로 연습하는 시간이 이어져야 해요. 그 과정에서도 방향은 사람이 정하고, AI는 감각을 보태는 도구로 두는 게 좋아요.

조용한 동료는 관심이 없는 게 아닐 수도 있어요

한 워크숍에서 여섯 명이 앉은 테이블이 끝까지 조용했던 적이 있어요. 모델을 만들 때도 말이 거의 없었죠. 그런데 마지막에 모델을 설명하던 그 조의 대표가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는 조직에서 늘 침묵해 왔어요.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해도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요."

AI를 안 쓰는 동료도 비슷할 수 있어요.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툰 모습을 보여도 괜찮다는 확신이 없는 거죠. 워크숍에서 조용한 분에게 "이 모델엔 어떤 의미가 담겼나요?" 대신 "이 브릭을 고르신 이유가 있을까요?"처럼 작은 질문으로 다가가듯, AI 이야기도 작게 시작하면 돼요. "AI 써 보셨어요?"라고 확인하는 대신, 회의 중에 화면을 같이 보며 "이거 한번 AI한테 물어볼까요?" 하고 함께 해 보세요. 혼자 치르는 시험이 아니라 같이 하는 놀이가 되면 문턱이 낮아져요.

반대 경우도 조심해야 해요. 한 사람이 브릭을 다 쥐고 모델을 주도하면, 결과물은 그럴듯해도 나머지 사람들은 점점 손을 떼거든요. AI를 잘 다루는 한 사람이 팀의 일을 다 대신해 주는 팀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첫 시도는 계속 미뤄질 수 있어요.

다음 회의에서 15분, '첫 시도 공유'를 해 보세요

거창한 교육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다음 팀 회의에서 15분만 이렇게 해 보세요.

15분 '첫 시도 공유' 진행 순서
  1. 3분

    각자 적기

    이번 주 AI에게 맡겨 본 일 하나. 잘 안 된 일이면 더 좋아요. 안 써 봤다면 '맡겨 보고 싶은 일'을 적어요.

  2. 2분

    리더가 먼저

    리더가 자신의 실패담부터 꺼내요.

  3. 7분

    돌아가며 1분씩

    모두가 한 번씩 말해요. 평가와 조언은 잠시 미뤄 둬요.

  4. 3분

    다음 주 하나 고르기

    함께 시도해 볼 일 하나를 정해요.

목표는 AI를 잘 쓰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에요. 서툰 시도를 말해도 괜찮은 팀이라는 신호를 서로 주고받는 거예요. 그 신호가 쌓이면, 첫 번째 문은 생각보다 쉽게 열려요.

이번 주 팀에서 해볼 질문

“이번 주 AI에게 맡겨 봤다가 잘 안 된 일, 우리 팀은 서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나요?”

근거와 한계

본문에서 쉽게 풀어 쓴 내용의 근거와, 함께 알아 두면 좋은 점을 모았어요.

  • 어떤 연구인가요? Reich 외(2026)의 「Safety First」예요. 한 글로벌 컨설팅사(회사명 비공개) 직원 2,257명을 온라인으로 설문했어요(영어, 약 25분). 아직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은 arXiv 프리프린트예요.
  • '심리적 안전감'은 어떻게 쟀나요? Edmondson(1999)의 개념을 바탕으로 개인의 안전감·팀 존중·팀 학습을 묻는 11문항(7점 척도)의 평균이에요. AI 사용은 "업무에 AI 도구를 쓰나요?"(예/아니요) 한 문항으로, 사용 빈도와 기간은 각각 6단계 척도로 물었어요.
  • 본문의 '약 1.3배'는? 심리적 안전감 1점당 AI 사용 오즈비 1.30(95% 신뢰구간 1.13–1.49, p<.001), 즉 오즈 29.6% 증가예요. AI 사용자 사이에서 사용 빈도(p=.13)·기간(p=.86)과는 유의한 관련이 없었고, 직급·경력·지역에 따른 차이(조절효과)도 없었어요.
  • 효과는 큰 편인가요? 연구진은 '쓸모 있겠다'는 기대 같은 핵심 요인보다는 작고, 주변의 영향·지원 환경 같은 2차 요인과 비슷한 크기라고 봐요.
  • 한계: 한 시점의 자기보고 설문이라 인과관계를 말할 수 없어요. 회사 한 곳의 데이터이고, AI 자기효능감·기대 효용 같은 다른 요인은 통제하지 않았어요. 저자 다수가 AI·IT 컨설팅 업계(Avanade, Kyndryl 등) 소속이에요.
  • 다른 결과도 있어요. 교사를 대상으로 한 Shen 외(2025) 연구에서는 심리적 안전감이 AI를 계속 쓰려는 '의향'과도 관련이 있었다고 이 논문의 저자들이 소개해요(실제 사용이 아니라 의향을 측정).
  • 워크숍 장면: 스킬스 빌딩, 조용한 팀, 주도형 참여자 이야기는 온은주 《팀플레이》(플랜비디자인, 2025) 3장·5장에 실린 현장 사례를 옮겼어요. '첫 시도 공유' 진행 방식은 소셜프로그의 제안이에요.

출처

  1. 1Aaron Reich 외 · arXiv 프리프린트, Safety First: Psychological Safety as the Key to AI Transformation (2026. 2. 26.)
  2. 2Amy Edmondson ·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4(2),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1999. 6.)
《팀플레이》 표지

온은주 소셜프로그 대표

2013년부터 기업·기관과 참여형 워크숍을 만들어 왔습니다. 《팀플레이: 진짜 팀워크를 위한 레고® 시리어스 플레이® 메소드》(플랜비디자인, 2025), 《비주얼 씽킹》(영진닷컴, 2014) 등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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